싸우라는 게 아니다. 당당하게 표현하라는
것이다. 당신이 할 일을 제대로 못 했는데 상사나 동료가 뭐라고 한다면, 그냥 참아라. 당신은 화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당신이 일을 잘해내고 있는데 상사가 그날 기분에 따라 당신에게 화를 낸다면? 또는 동료가 이유 없이 당신을 비꼰다면?
당당하게
당신의 기분을 표현하라. 직장 생활이나 사적인 자리에서 제대로 화 한번 못 내고 전전 긍긍한 적이 있는가? 상대의 지위가
높거나 주위 사람들이 너무 많아 창피해서 말해야 할 순간을 놓친 적 있는가? 내가 한번 참으면 ‘만사 OK!’라는 위험한
생각을 버려라.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얼굴이 빨개지며 심장 고동이 빨라진다면 참지 말고 표현하라. 당신의 정신 건강과 안정된
회사 생활을 위해서는 싸우는 기술도 필요하다.
이유 없이 깐죽대는 선배
걸핏하면 태클 거는 선배를 보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상대가 나보다 서열이
높다는 이유로 ‘에라, 한번 참자!’ 하고 일보 후퇴하는 경우가 대부분. 더 큰 보복이 두려워 말문이 막히기도 한다.
부당한 깐죽거림에는 확실하게 거부 의사를 표현하라. 비겁한 인간들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 내가 강하게
나오면 웃으면서 ‘장난이야! 뭘 이런 거 가지고 화를 내(비웃음)! 나하고 한번 해보자는 거야!’ 하며 더 깐죽거릴
수도 있다. 그러나 수그러들지 말고 나의 불쾌함에 대해 강하고 단호하게 표현하라.
거래처의 부당함이나 실수에 대항할 때
일처리 못하는 거래처 직원을 상대할 때 피가 거꾸로 솟는다. 상대의 잘못으로
자신까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 어처구니없는 일이 반복된다고 평정심을 잃지 마라. 또 무턱대고 상대 직원과 논쟁하지
마라. 기분만 나빠진다. 이럴 때는 직접 상대하지 말고 책임자를 찾아라. 그리고 흥분하지 말고 차근차근 따진다.
당신의 성격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그럴만한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책임자와 논쟁을 벌일 때 중요한
것은 ‘보고는 들으셨겠지만’이란 단서를 붙이는 것. 실수하는 아랫것들치고 위에 바로 보고하는 똑똑이는 없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나를 괴롭혔던 아랫것들의 태도는 180도 바뀐다.
일단 후퇴하고 기회를 봐라
누구는 꿈틀도 못 하는 줄 아시는지! 불공평한 상사를 보면 속 터져 못산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일은 제대로 못하면서 언제나 핑계를 만들고 대드는 성격 나쁜 후배도 있다. 개인적인 트러블은 일대일
면담으로 해결한다. 둘이 있는 자리에서 얼굴 맞대고 나누는 냉정한 조언이 효과적이다.
때로는 한 발짝 물러서라
싸움에 임하기보다는 한발 물러서야 할 때가 있다. 선배나 상사가 더 상급자에게 질책을 당했을
때는 아무리 화가 치밀고 한방 날려야 할 순간이라도 어르고 달래야 한다. 나갈 구멍도 없는 이를 몰아대면 폭발할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는 돌파구가 필요하다. 아무리 그 사람이 잘못했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자존심은 살려주자.
“봐, 말을 들었어야지! 내가 제시한 대로 방향을 잡았으면 실패하지 않았을 걸? 너희들 때문에 또 야근이겠군?
일도 손발이 맞아야 하지(K군이 제시한 건 전혀 없었다. 요리조리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다.)” “야 너 너무하는
거 아니야?”(참다못한 나는 한 방 먹이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나는 좋은 게 좋은 거다 믿고 사는 순정파다.) “너가
한 일이 뭐가 있니? 애들 보는데 창피하지도 않냐? 허구헌 날 뺀질거리기만 하고.” “뭐라고 내가 한 일이 없다고”
“그래, 너는 항상 말뿐이고 막내가 한 일까지 네 공으로 돌리려고 안달이잖아.”(나는 그동안의 기분 나빴던 점에
대해 3가지만 집어 간결하게 말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K군은 서류를 바닥에 던지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보통 잘못한
놈들은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꼬리를 내리게 마련이다.
사건 후 반나절이 흘렀다. 뺀질이 K군, 후배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고 나니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간 것 같았다.
수차례 담배를 피우러 나가더니 결국은 마음을 정리한 듯 보였다. 퇴근 30분 전 엠에스앤으로 말을 걸어왔다. “친구!
애들도 나를 기분 나쁘게 생각해? 내가 그렇게 문제가 있나?” “그래 나도 아까는 좀 심했다. 하지만 너 고칠 점
많아!” “퇴근 후에 한잔 어때? 조언 좀 해줘. 그래도 입사 동기잖아.” K군은 뺀질이 중에서도 양반이다. 대부분
자기 잘못은 모르고 후배들을 모아 편가르기를 하던가 아니면 팀장과 결탁해 우리를 난감한 상황으로 이끌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놈들은 결국 왕따의 위험에 노출된다. 왕따는 학생만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맨에게도 치명적이다.
회사 근처 대포집에 나와 K군은 나란히 앉았다. K군은 나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청했다. 뺀질거림과 깐죽거림은
여전하지만 후배들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너그러워지고 일도 열심히 하려고 애쓴다.
싱글남! 방 구할 땐 당당하게
비즈니스맨 5명 중 1명이 싱글이다. 자연히 혼자만의 공간을 찾기 위해 원룸이나
17평 내외의 작은 집을 알아보는 것이 대부분. 이때 말도 안 되는 주인을 만나면 봉변당하기 딱이다. 월세로
집을 얻을 경우에는 전세와 달리 도배와 간단한 수리는 당당하게 요구한다. 특히 전기세, 수도세, 관리비, 난방방식을
반드시 확인해야 나중에 벌어질 싸움을 미리 막을 수 있다. 계약 전 주변지역 탐색도 필수다. 유흥가 주변이라
시끄럽지는 않은지 체크한다. 계약 후에는 싸워봐야 소용없다.
어깃장쟁이는 잘못을 분명하게 일깨워 줘야 한다
가끔 어깃장 200% 상담원이나 공무원을 만나면
화가 난다. 상담원들은 최대한 손해가 나지 않기 위해 뭐든 소비자 잘못으로 돌려 버리고 공무원들은 공권력을
이용해 강압적으로 나온다. 불친절하게 구는 상담원이나 공무원은 숨을 고른 다음 찬찬히 꾸짖어라. 그들은 당신의
말을 잘라 먹거나 전화를 뚝 끊어버릴 정도의 용기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절대 주눅 들지 마라. 서비스업
종사자를 두려워하지 마라. 그들과 대화가 안 되면 윗사람을 찾아 꾸짖어라.
고객의 소리, 인터넷 게시판을 활용하라
자신의 불이익에 대해 일단은 소리 내 싸우지만 먹히지 않을 때가 있다.
소리를 질러 오히려 일을 그르치거나 말주변이 없는 편이라면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하라. 그리고 불편한 사항에 대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다. 주의할 점은 게시판에 올리기 전 상담원과의 통화는 필수. 상담원과 해결이 안 됐을 때
게시판을 이용한다. 말로 따지는 데 젬병일 경우 특히 좋다. 자신이 올린 불평의 글이 바로 삭제될 경우에는 삭제된
사실에 대한 부당함에 대해 다시 올려라. 이기는 건 당신이다.
승산이 없으면 줄행랑을 놓아라
윗사람과 시비가 붙었을 때, 입심 좋은 아줌마들과 논쟁을 펼쳐야
할 때 치명적이다. 이길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아무리 사리 분별이 뛰어나도 사면초가에 직면하기 쉽다.
이럴 때는 길게 얘기할 필요 없이 무조건 위기를 모면한다. 더구나 상대가 이성을 잃고 덤벼오면 대적해 봐야
내 진만 빠진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싸움이 벌어지면 무조건 줄행랑놓기.
“고객님 3개월째 요금을 미납하셨네요. 내일까지 요금을 내지 않으시면 인터넷 연결을 끊겠습니다.” “네 뭐라고요.
저는 단 한 번도 고지서를 받은 적이 없는데요. 아니 고지서도 보내지 않았으면서 연체라니요.” “고객님 일단
성함과 주소를 말씀해 주십시오” 내 주소를 잘못 적은 것이다. 고지서는 모르는 사람에게 계속 전달되고 있었던
것. 콜센터 직원이 주소를 잘못 받아 적은 것이다. 나는 끝까지 돈을 못 내겠다고 했다. 다 알겠지만 요금에
연체료까지 붙으면 요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전화를 끊었다.
나는 통신회사의 부당함에 대해 끊임없이 전화했고 수신료를 다 내지 못하겠다고 버텼다. 콜센터 여직원은 같은 말만
반복했다. “고객님 요금과 연체료를 모두 완납하지 않으시면 인터넷 연결을 끊겠습니다.” “뭐라고요. 주소를
잘못 적은 건 당신들 책임이잖아요. 나는 돈을 지불할 수 없습니다.” 나는 끊임없이 10차례나 전화를 했다.
나의 기막힌 사연은 윗사람에게까지 전달되었고 요금과 연체료 전체 금액의 50%를 내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속도가 너무 느려 통신사를 바꾸겠다고 말하니 바로 속도를 높여 준다고 하기도 했다.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당하면 반드시 싸워야 한다.
패악이 능사는 아니다.
여자 동료와 상사 정말 어렵다. 남자들 사이면 아무리 화가 나고 피가
거꾸로 솟아도 한번 다투고 나면 끝이다. 담배 한 대, 소주 한 잔이면 금세 해결된다. 하지만 여자는 다르다.
여자들의 본성을 바꾸려고 하지 마라. 이건 성차별이 아니다. 여자 동료나 상사와 갈등이 생기면 한 발짝 물러나라.
그리고 부드럽게 대하라. 아무리 억울해도 눈을 치켜뜨기보다는 한 발짝 물러나라. 여자 상사나 동료들의 치켜뜬
두 눈에 매번 대항하다 보면 끝이 없다. 상대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내가 화가 났다는 정도만 알아듣게 얘기하고
“나는 이쯤에서 그만두겠다”고 선언한다.
허영덩어리에게는 같은 태도로 여자 상사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직설적으로 덤비며 감정을 표출하는 것보다는
허영인들이 좋아하는 격에 맞춰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격조 있는 말투로 조용히 싸운다고 해서 긴장을 늦추면 절대
안 된다. 틈틈이 ‘성깔’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녀의 속을 긁어줄 점잖은 멘트는 날려도 된다.
아침에 아줌마 선배에게 싸움 걸지 마라
아줌마 선배들은 특히 아침에 시니컬하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24시간을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은 우울증을 유발한다. 가사 스트레스도 심하다. 어떤 퉁명스러운 말투에도 아침부터
대들지 마라. 꼭 따져야 할 말이 있다면 점심식사 후 그녀가 행복해지기를 기다려라. 사실 아줌마 상사와의
힘겨루기는 무모한 짓이다. 백전백패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 아줌마 선배들 앞에서는 너무 세게 나가거나 약점을
잡히지 마라.
변덕스러운 노처녀에게는 한발 물러서라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노처녀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자존심을 죽이고 살 수는 없다. 이런 상사가 꼬투리를 잡으면
분명하고 단호하게, 그러나 감정을 싣지 않고 냉정하게 대하라. 그래도 계속 깐죽거리거나 소리를 지르면 한발
물러섰다가 그녀의 기분이 풀렸을 때 말하라. 그녀가 현명하다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것이다. 당신에게 웃으며
대하지만 할 말 다 하며 깐죽거리는 여우 같은 상사나 동료들에게는 직설적이어서는 안 된다.
공주병 상사, 사례를 모아 은근히 맞선다
무조건 공주 대접을 받으려는 여자 상사, 정말 피곤하다. 비위를
맞춰주는 것도 한두 번이다. 싫은 소리 요만큼만 하면 서운해하는 그녀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방법은 그녀의 어리광에
대한 귀찮음을 은근히 내비치는 것. 이때 너무 직설적이거나 대드는 말투는 곤란하다. 식사 시간이나 회식 자리에서
그녀의 어리광에 대해 사례와 함께 말한다.
“○○씨 내가 오전까지라고 했을 텐데. 정말 이따위로 할 거예요?” “선배님 아직 오전인데요. 시계 안 보이세요.
평소 저한테 껄끄럽게 대하시는데 콤플렉스 있으세요.(여자 상사가 일삼았던 기분 나쁜 행동에 대해 일깨워 준다.)”
“콤플렉스? 뭐 이런 게 다 있어. 일이나 제대로 해!” “이런 게가 뭡니까?” 선배와의 말싸움은 주위 동료의
만류로 일단 종료되었다
K선배의 말이 그녀에 대항해 싸우는 것보다 그녀를 내 편으로 만들라고 충고했다. 일단
1라운드에서는 그녀의 따가운 시선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분 나빠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표출했다. 2라운드는
바로 유연하게 행동하는 것이 상책이다. 일단 나를 미워하는 여자 선배의 심복을 섭외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선배와의
저녁 식사 자리 마련을 부탁했다. 심심한 노처녀에게 저녁 데이트는 상대가 누구든 환영할 만한 사건이다. 회사
근처 횟집으로 장소를 잡았다 “선배 죄송해요. 아침부터 어머니가 잔소리를 하시더라고요. 남들 다 가는 장가도
못 가는 팔푼이라고요.” “술 한잔 하시죠? 선배랑 술 한잔 하고 싶었는데… 한잔 하시고 마음 푸세요.” “어머!
그랬구나? ○○씨 아직 여자친구 없어? 내가 한 명 소개시켜 줄까?”
이날 이후 노처녀 선배의 껄끄러운 말투는 줄어들었고 그녀의 사랑스러운 후배와 소개팅도
할 수 있었다.
